• 번호 : 53603
  • 글쓴이 : 강명수
  • 작성일 : 2017/11/07
  • 조회수 : 328

가을비와 국화


 일전에 신문에 실린 동양철학자 조용헌 칼럼에서,
인간이 사는 행위와 목표의 대부분은 부귀영화와 재색명리라고 규정지으며  

자신이 가진 돈이 아무리 많다 해도 못 쓰면 자기 것이 아니라는 말이 있듯이,
재산의 80%는 외부에 의해서 증발된다는 말을 했다.

20%는 세금으로 나가고, 평생 살면서 대소 불문하고 사기 한번 안 당한 사람 없듯이 사기꾼에 20%, 또 20%는 질병에 의한 지출, 그리고 또 다른 20%는 가족, 
형제, 친척, 친구에 의해 어쩔 수없이 쓰여 진다는 것이다.

내가 쓸 수 있는 것은 기껏해야 나머지 5분의 1인데, 그것도 한시적으로 건강할 때 쓰는 것으로 한정되어 있기에 그것 또한 별로 지배권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ㅡㅡ
이 칼럼을 보고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역사 속에 살아온 
속세인간들의 속내는 어느정도 비슷할 것 같다는 생각이다.
결국 재물에 얽매여 하루 종일 시간을 보내는 인간들은, 저 ‘들에 핀 백합을 보라’는 예수님 말씀은 안중에 없다.

온통 내일을 걱정하며 사는 것이 나약한 인간이다.  

얼마 있으면 주저리 내릴 차가운 가을비에 그리고 떨어질 국화 꽃잎을 보며, 그 꽃잎을 입에 물고 가슴 
움찔거릴  감성을 지니고 초자연적인 삶을 사는사람은 
누구일까  생각해본다.

그것은 물질을 뛰어넘는 초연함이다.

가을비와 국화 그리고 그리움에 대한 감성이 진하게 스며있는「외유」라는 시가 신문에 소개되었다.

지금 세상에서 벌어지는 갈등과 증오에서 해탈되는
이는 아무래도 이 같은 연서를 쓰는 사람일 것 같아, 
읽어보기라도 해본다.

<내가 만일 옛 사람이 되어 한지에 시를 적는다면

오늘밤 내리는 가을비를 정갈히 받아 두었다가,

이듬해 황홀하게 국화가 피어나는 밤.

해를 묵힌 가을비로 오래오래 먹먹토록 먹을 갈아,

훗날 그대에게 연서를 쓰리.

“국화는 가을비를 이해하고 가을비는 지난해 다녀갔다”

허면 훗날의 그대는 가을비 내리는 밤.

국화 옆에서 옛날을 들여다보며 홀로 국화 술에 취하리>

댓글/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