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번호 : 52162
  • 글쓴이 : 관리자
  • 작성일 : 2016/11/26
  • 조회수 : 1,926

[공지] 2017년 교구장 사목교서 - 시노드와 함께 복음의 기쁨을 사는 해

2017년 사목교서

시노드와 함께 복음의 기쁨을 사는 해

 

주님 안에 사랑하는 사제, 수도자, 형제자매 여러분,
2016년 한 해 동안 ‘자비의 해’ 안에서 ‘병인순교 150주년’을 기념한 우리 교회에게 2017년은 참으로 큰 의미와 과제로 다가옵니다. 우리 모두를 경악하게 한 여러 가지 사건 사고들이 ‘자비의 해’를 언급하기조차 부끄러운 우리의 자화상을 드러낸 한 해였습니다. 그러나 자랑스러운 순교자의 후손인 우리 대전교구는 이러한 사회 현실이 ‘순교’로 우리를 부르시는 역사적 사명임을 확인하였습니다. ‘순교’는 증거입니다. 성령의 이끄심에 의탁하여 엄격한 신분제 사회에서 평등과 나눔을 실천하고,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을 온 삶으로 증거한 선열을 따르는 한 해가 되도록 다짐해야 할 때입니다.

이러한 증거만이 죽음의 문화, 물질만능주의, 무한경쟁주의에서 죽어가는 현대인의 상처를 치유하고 구원으로 이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견지에서 2017년 대전교구의 사목 목표는 ‘시노드와 함께 복음의 기쁨을 사는 해’로 정했습니다. 그리스도교인의 기본 사명이며 존재 이유인 ‘하느님을 증거함’이 그 핵심에 놓입니다. 시노드를 통해 대전교구의 모든 구성원이 증거 실현의 길을 걸어가는 한 해 동안 성령께서 함께해 주시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교구 하느님 백성들이 함께 복음의 기쁨을 찾는 여정 : 시노드
우리는 2015년 12월 8일 ‘한국교회의 수호자 원죄 없이 잉태되신 동정마리아 대축일’에 교황님이 선포하신 자비의 희년 시작과 함께 교구 시노드를 열었습니다. 저는 교구민 모두가 하느님의 자비를 더 깊이 체험하고 세상 속에서 그자비를 살며 복음의 기쁨을 전하는 공동체로 쇄신되기를 기도하며 교구 시노드를 선포하였습니다. 

교구의 사제, 수도자, 평신도 모두 함께하는 여정인 시노드는 약 7개월의 ‘기초위원회’ 기간을 거쳐 시노드 정신을 보다 깊이 이해하면서 9개의 분과(성직자, 수도자, 평신도, 전례, 신심활동, 본당사목, 교회운영, 가정생명, 사회복음화)를 설정하는 등 전체적인 밑그림을 그렸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하여 2016년 7월 5일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의 탄생지인 솔뫼성지에서 시노드 ‘준비위원회’를 출범하였습니다. 준비위원회 기간은 모든 본당과 기관의 시노드 위원들이 함께 활동하면서 공동체 전체가 교회의 현실을 함께 바라보고 공유하는 시간입니다. 이 여정은, 교구가 안고 있는 다양한 문제를 파악하고 그 해결책을 모색하는 동시에, 우리가 누리는 은총의 기쁨 속에서 더 심화하는 길을 발견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이루어지는 시노드 기간 동안 우리의 체험들이 시작점이 되어 미래의 모든 사목과 신앙생활에 동력이 되고 빛이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이러한 지향으로 모든 하느님 백성들이 교구 시노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지금까지 보여주신 하나된 마음을 변함없이 가져주시기를 청합니다. 

가정의 복음화
온전한 사랑으로 부부가 하나로 결합하는 것은 창조 때부터 하느님의 뜻이고(창세 2,24-25 참조), 모든 사람이 바라는 일입니다. 사람은 가정 안에서 태어나 부모의 사랑을 먹고 자라며, 그 안에서 인격을 형성하여 타인을 신뢰하고 사랑하는 존재가 됩니다. 그래서 건강한 가정은 한 사람이 건전한 사회인으로 성장할 뿐 아니라, 복음적인 정신을 잘 받아들일 수 있는 영적인 바탕을 형성해 줍니다.

사랑의 공동체가 되기를 원하면서도, 특히 오늘날 사회 변화와 함께 가족 관계에 있어서 이전에 없었거나 작았던 문제들이 크게 대두되고 있습니다. 어떤 문제들은 복음적으로나 사회적으로 크게 인식되어 왔지만, 또 어떤 문제들은 사회적으로 보다 안락한 삶을 위해 수용해야 한다고 말하는데 복음적으로는 오히려 더 큰 위험이 내포되어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오늘날 혼외 자녀들이 생기는 경우가 많이 있고, 한부모 아래서 적절한 보호를 받지 못하고 성장하는 자녀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세계 곳곳에서 여러 형태의 이민자들이 늘면서 온전한 정착이 쉽지 않은 일들이 계속 발생하고 있습니다. 한편 노인 인구가 증가하면서 교회 안에서 그리고 사회적으로 이들에 대한 적절한 배려가 큰 과제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동성애에 관한 문제 역시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긴급 사안입니다. 특히 성사적인 측면에서 볼 때, 증가하고 있는 이혼 가정과 새롭게 결합하는 이들이 성사생활에 어려운 처지가 될 경우 교회가 사목적으로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도 당면한 문제입니다.

현대사회의 이러한 경향들이 미래 세계에 매우 중대한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논의하는 ‘세계주교 대의원회의’가 열렸습니다. 교황님께서는 세계주교 대의원회의에서 논의된 것들을 토대로 2016년 3월 19일 ‘성 요셉 대축일’에 사도적 권고 『사랑의 기쁨』(Amoris Laetitia)을 발표하셨습니다. 교황님의 이 권고는 ‘가정 교황’이라고도 불리는 성 요한 바오로 2세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위와 같은 문제들을 깊이 이해하면서, 교회가 하느님 자비의 정신으로 그들에게 충분히 사목적인 배려를 하고 있는지 반성을 촉구하며 함께 가야 할 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신자들이 『사랑의 기쁨』 안에서 성가정을 위한 교회의 깊은 배려를 잘 이해하는 것은 물론, 특히 사목자들은 이 문헌과 더불어 인간사랑에 대한 교리서인 성 요한 바오로 2세의 ‘몸신학’을 깊이 이해하고 사목 현장에서 적극 활용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루카 복음을 읽고 필사하기
성경은 인간을 창조하시고 구원하시는 하느님 자비의 역사입니다. 그 가운데 복음은 하느님 아버지께서 외아들의 죽음과 부활을 통해 우리에게 베풀어주신 자비의 정점입니다. 이에 우리는 교구 설정 70주년을 바라보면서 모든 교구민이 복음정신을 보다 깊이 이해하고 살아가려는 지향을 봉헌하는 마음으로 2015년부터 매년 복음서 하나씩 공부하고 필사하고 있습니다. 2017년은 루카 복음을 읽고 필사하기를 권고합니다. 루카 복음은 다른 복음서에 비해 주님의 자비를 보여주는 말씀이 더욱 돋보이기 때문에 ‘하느님 자비의 복음’이라고도 불립니다. 말씀 안에서 모든 신자들이 하느님께서 우리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우리가 하느님 자비를 닮아 살아가기를 얼마나 원하고 도와주시려는지 성령의 도우심 안에서 깊이 깨달을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주님 안에 사랑하는 사제, 수도자, 형제자매 여러분,
교회는 주님의 성령께서 이끌어 가시는 공동체이며, 우리 각자는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는 지체들입니다. 우리 각자가 받은 은총과 능력은 서로서로를 위해 봉사하는 공동선을 위한 것입니다.(1코린 12,4-11 참조) 이 공동선은 교회 내에서만 이루지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자비를 입은 우리들이 세상과도 맺어야 할 관계입니다. 세상 끝까지 복음을 전하는 것이 교회의 사명이며, 세상 모든 이들이 하느님의 자녀이기 때문입니다. 교구 시노드는 이렇게 교회 안의 여러 가지 현실들은 물론 우리가 세상에 대하여 주님의 뜻을 올바로 전하며 살고 있는지 돌아보고 함께 공유하며, 이 시대에 깨어 있는 삶을 살고자 하는 지향으로 시작하였습니다. 시노드의 진행 과정에 처음부터 함께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앞으로 진행될 과정에도 함께해 주시고, 교구 사제들의 사목에도 항상 시노드가 그 중심에 자리하기를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천주강생 2016년 11월 27일 대림 첫 주일에
천주교대전교구 교구장 주교 유 흥 식 라 자 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