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교계제도라는 옷을 입지만 무엇보다 먼저 하느님을 향해 나아가는 백성이며, 삼위일체에 뿌리를 내린 신비입니다. 동시에 교회는 구체적인 역사 안에서 순례하고 복음을 선포하는 백성으로 존재합니다. 우리를 구원하시는 하느님께서는 성령을 보내시어 우리가 당신의 사랑에 응답할 수 있게 해 주십니다. 우리를 구원하신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교회를 이 세상에서 구원의 성사가 되도록 파견하셨습니다. 하느님께서 이루어주시고 교회가 기쁨으로 선포하는 이 구원은 모든 이를 위한 것입니다. 그 누구도 혼자 구원될 수 없습니다. 교회가 된다는 것은 아버지 사랑의 큰 계획에 따라 하느님의 백성이 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느님 백성은 고유한 문화를 가진 이 세상의 다양한 민족들로 구체화됩니다. 모든 문화에서 발견되는 긍정적인 가치들과 형식들은 복음이 선포되고 이해되며 실천되는 방식을 풍부하게 할 것이기에, 올바로 이해된 문화적 다양성은 교회의 일치에 위협이 되지 않습니다. 신앙은 어느 특정 문화의 이해와 표현의 한계에 갇힐 수 없는 것입니다.
하느님 백성은 성령의 도유로 거룩해지고, 그 모든 구성원은 그들이 받은 세례에 힘입어 어떤 처지에 있든 신앙교육의 수준과도 상관없이 선교하는 제자 곧 복음화의 능동적인 주체가 됩니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느님의 사랑을 만난 그리스도인은 모두 선교사입니다. 하느님의 사랑을 진실로 체험한 사람은 그 누구라도 세상에 나가 그 사랑을 선포하는 데에 오랜 준비나 긴 시간의 훈련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복음이 한 민족 안에 토착화되면, 문화전수의 과정에서 신앙도 늘 새로운 방식으로 다음 세대에 전달됩니다. 이 전달과정에서 하느님 백성은 하느님의 은사를 각자의 재능에 따라 삶으로 드러내면서 자신이 받은 신앙을 증언하고 또 새롭고 설득력있는 표현으로 풍요롭게 합니다. 여기에 대중신심의 중요성이 있습니다. 대중신심은 하느님 백성의 자발적인 선교활동의 표현이며 그 주역은 성령이십니다. 대중신심이 갖고 있는 적극적인 복음화의 힘이 곧 성령의 활동임을 알아보아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지속적인 토착화의 과정을 심화하고자 대중신심을 촉진하고 강화하도록 부름 받았습니다. 선교는 거리나 광장에서 혹은 여행 중에도 개인에게서 개인으로 일어날 수 있습니다. 제자가 된다는 것은 예수님의 사랑을 다른 이에게 전할 준비가 늘 되어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준비되어 있다면 성령께서는 복음화하는 교회 전체를 다양한 은사로 풍요롭게 해 주십니다. 다양한 형태의 은사들이 서로의 차이로 인해 불편하게 여겨져서는 안 됩니다. 인간적인 계산으로 일치를 이루려고 할 때 자칫 단일한 획일성을 강요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은사들은 서로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진정한 친교 안에서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는 건강한 지체들이 되어 참되고 신비로운 열매를 맺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