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08-03 08:4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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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계획 안에서의 마리아

하느님 계획 안에서의 마리아

 

4때가 차자 하느님께서 당신의 아드님을 보내시어 여인에게서 태어나 율법 아래 놓이게 하셨습니다. 5율법 아래 있는 이들을 속량하시어 우리가 하느님의 자녀 되는 자격을 얻게 하시려는 것이었습니다. 6진정 여러분이 자녀이기 때문에 하느님께서 당신 아드님의 영을 우리 마음 안에 보내 주셨습니다. 그 영께서 “아빠! 아버지!” 하고 외치고 계십니다.(갈라 4,4-6)

 

바오로 사도는 하느님의 아들 예수님의 탄생에 대하여 먼저 ‘때가 차서’ 이루어진 일이라고 선포합니다. 이 선언은 예수님께서 공생활을 시작하시며 ‘때가 차서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마르 1,15)고 이미 말씀하신 것이었습니다. 구약의 긴 역사를 통해 인류 구원을 준비해 오신 하느님의 결정적인 때가 이르렀다는 말씀입니다. 바오로 사도의 다른 서간에서는 ‘마지막 때’라는 표현을 쓰기도 합니다.

 

하느님께서 예전에는 예언자들을 통하여 여러 번에 걸쳐 여러 가지 방식으로 조상들에게 말씀하셨지만, 이 마지막 때에는 아드님을 통하여 우리에게 말씀하셨습니다.(히브 1,1-2ㄱ)

 

하느님께서 기다려 오신 이 마지막 때에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아들을 이 세상에 보내시어 한 여인의 몸에서 태어나게 하셨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이 말씀으로 하느님의 아들이 우리와 똑같은 인간으로 오셨다는 것을 분명히 선포하고 있습니다. ‘참 하느님이시며 참 사람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것은 그리스도교 신앙의 가장 중요한 기초입니다. 초대교회 수백 년 역사에서 이 문제를 놓고 많은 신학적 논쟁이 있었고, 이로 인해 여러 이단들도 있었습니다.

예수님이 하느님의 아들이라는 것은 믿지만, 우리와 똑같은 인간이 되셨다는 것을 믿기 어려운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하느님의 아들이 정말 인간이 된 것이 아니라 겉모습만 사람의 모습을 취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런 주장을 ‘가현설’이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예수님이 본래 우리와 똑같은 인간인데 하느님의 뜻을 보통 사람들과 달리 깊이 깨달아 하느님의 나라를 온전히 선포했고, 이를 보신 하느님께서 인간 예수님을 당신의 아들로 인정해 주셨다고 생각한 사람들도 있었는데, 이것을 ‘양자설’이라고 합니다. 이와 같은 이론들은 하느님께서 이루신 구원의 신비를 인간의 이성 안에서 이해해 보려는 시도들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아들이 우리와 똑같은 인간이 되셨기에 그분도 악마의 유혹을 받으셨습니다. 그리고 그분이 우리와 같은 인간이 되셨기에 그분이 당한 고통이 진실한 것이고 그러기에 그분의 십자가상 죽음이 우리가 받아야 할 고통을 대신하는 속죄의 힘이 있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아들이 ‘여인의 몸에서 태어나 율법 아래 놓이게 하셨다.’는 말씀은 이렇게 그분이 우리와 같은 조건에서 태어나셨고 우리와 모든 점에서 똑같은 인간이 되셨다는 것을 선언하는 것으로서 그리스도교 신앙교리에서 매우 중요한 기초가 됩니다.

바오로 사도는 이 말씀 안에서 굳이 여인에 대하여 특별한 설명을 하려고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 여인이 하느님께서 당신의 아들을 우리와 똑같은 인간으로 태어나게 하시는 도구가 되었다는 것이 이 말씀 안에 들어있습니다. 창세기와 여러 예언자들을 통해 하느님의 구원역사에서 특별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언된 여인의 모습이 신약성경에서 이렇게 한 걸음 더 구체화됩니다. 마리아는 여느 어머니처럼 자신의 몸 안에 하느님의 아들을 잉태하여 우리와 똑같은 인간으로 태어나게 합니다. 하느님의 선택을 받은 마리아가 하느님의 계획을 이루는 데에 어떻게 응답했는지 또 어떻게 하느님의 뜻에 따라 살았는지 우리는 이제 복음서와 사도들의 이야기에서 보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마리아의 일생은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이 어떻게 그 부르심에 충실히 응답할 수 있는지 그 길을 잘 보여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