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9-02-26 00:00:00

2007년 성소주일 담화문

성소주일과 신학교 후원회를 발족하며

 

 

“수확할 밭의 주인님께 일꾼들을 보내 주십사고 청하여라!”(마태 9,38)

 

사랑하는 신부님, 남녀 수도자님, 형제․자매님들, 예수님의 부활을 축하드립니다!

 

부활 제4주일이자 성소주일을 맞이하면서 우리 함께 성소의 중요성을 느끼고, 각자의 자리에서 하느님의 부르심에 더욱 충실한 삶을 살아가길 약속하는 은총의 시기로 보내기로 다짐합시다. 베네딕토 16세 교황님께서는 이번 성소주일을 맞아 ‘친교인 교회에 봉사하는 성소’라는 주제의 말씀을 주셨습니다. 저는 이를 바탕으로 오늘 교구 공동체의 모든 분들에게 우리 대전 신학교의 사제 양성에 대한 현실과 신학교의 어려움에 대한 보고를 드리며 협조를 구합니다.

 

 

1. 사제 양성과 신학교의 중요성


교회가 사제들을 양성하는 일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하시던 일을 지속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산에 올라가신 다음, 당신께서 원하시는 이들을 가까이 부르시니 그들이 그분께 나아왔다. 그분께서는 열둘을 세우시고 그들을 사도라 이름하셨다. 그들을 당신과 함께 지내게 하시고, 그들을 파견하시어 복음을 선포하게 하시며, 마귀들을 쫓아내는 권한을 가지게 하시려는 것이었다”(마르 3,13-15). 성령강림으로 시작된 교회는 끊임없이 사제를 양성하는 일을 해옴으로써 이 복음말씀을 생활화 하였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마르 16,15)는 예수님의 마지막 명령을 올바로 실천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제를 지속적이며 체계적으로 양성하는 교육기관은 신학교입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교령「온 교회의 열망」은 신학교를 ‘교구의 심장’(心臟)으로 묘사하며, 모든 사제들이 신학교에 자신의 협조를 기꺼이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5항 참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의 많은 지역에서 사제직을 지망하는 젊은이들이 줄어들거나 부족하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게 됩니다. 선종하신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는 주교님들을 만나실 때에 “주교님의 교구에 신학생이 몇 명입니까?”하고 꼭 질문하셨습니다. 사제 성소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대목입니다. “수확할 밭의 주인님께 일꾼들을 보내 주십사고 청하여라.”(마태 9,38)는 기도는 지금 우리 모두의 기도 주제가 되어야 합니다.  

 


2. 지역의 특성에 맞는 신학교의 필요성


한국 천주교회는 이 땅에 하느님 나라를 건설하는데 대단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성직자, 수도자의 성소가 계속 이어지고 있으며, 많은 평신도들이 교회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시아에서 드물게 한국교회는 사제양성의 요람이 되고 있습니다. 중국, 베트남, 방글라데시 등에서 신학생들의 유학을 요청하여 이미 여러 명이 우리 대전 신학교에서도 공부하고 있습니다. 한국 천주교회 초기에 3명의 첫 신학생들이 신부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해외 유학길에 올랐던 시절과 비교하면 너무나 큰 변화입니다.

 

특별히 우리 지역은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과 하느님의 종 최양업 토마스 신부님과 가장 많은 순교자를 배출한 자랑스러운 교구입니다. 1993년에 신학교를 개교한 이래 많은 착한 목자들을 배출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우리 교구의 사제들이 몽골, 타이완, 일본, 에콰도르, 칠레에서 예수님을 닮은 착한 목자로 현지 주민들에게 복음을 열정적으로 선포하고 있습니다. 좋으신 하느님께 찬미와 영광을 드리는 동시에 매우 자랑스럽고 흐뭇한 일입니다. 과거에 많은 것을 받은 한국교회가 이제 주는 교회로 큰 발전을 하였습니다. 전임 교구장이신 공경하올 경요셉 주교님과 신부님들의 적극적인 협력, 교구 하느님 백성 모두의 기도와 정성, 신학교 총장 신부님을 비롯한 교수신부님들의 헌신적인 노력을 하느님께서 좋은 열매로 응답해 주신 결과입니다. 그동안 모든 분들의 사랑과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동시에 오늘날 교회는 스승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당신 제자들과 함께 하셨던 것을 새로운 각오로 다시 하라는 부름을 받고 있습니다. 사회와 문화는 급속하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시대에 맞는 ‘새로운 복음화’를 위해서는 반드시 사제들이 먼저 ‘새로운 복음 전파자들’이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현대의 사제 양성」2항 참조). 시대적 징표를 정확히 읽고 식별하여 교회가 나아갈 방향과 정책을 제대로 수행할 능력이 필요합니다. 지역과 시대의 정서에 맞으며 미래의 비전을 읽어내는 사제를 양성해 내지 못하면 언제라도 성소를 잃고, 교회가 하느님의 사명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는 무서운 역사의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이런 시대적 요청에서 시작한 대전 신학교에서의 사제 양성은 우리 모두의 사명이자 책임입니다.

 

 

3. 신학교 현실의 어려움과 후원 요청


우리 대전 신학교는 교구와 신학생들의 분담과 각 본당에서 협조해 주시는 은인들의 도움으로 힘겹게 운영되고 있는 현실입니다. 한명의 신학생이 신학교 7년과 그 밖의 수련 과정을 포함해서 사제로 서품받기까지는 약 1억원 이상을 뒷받침해야 합니다. 여기에는 돈으로 가늠할 수 없는 신학교 교수신부님들과 교직원들의 희생이 녹아 있습니다. 신학교에서 훌륭한 사제들이 많이 양성되기 위해서는 많은 관심과 기도뿐만 아니라, 경제적 후원도 필요합니다. 신학교의 도서관은 하중을 이기지 못하여 책을 진열 할 수 없는 한계에 다다랐으며, 여러 시설물들은 계속 보수를 해야 하는 현실입니다. 명실 공히 우리 ‘교구의 심장’인 대전 신학교가 역동적인 생명의 순환을 하기 위해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도움을 필요로 합니다.

 

교회는 미래의 사제를 양성하는 일뿐만 아니라, 그들 한사람 한사람이 직무를 수행하며 자신을 성화하고 늘 새로운 마음으로 열성을 다해 사목할 수 있도록 평생토록 적극 도와주는 일이야말로 인류 복음화의 미래를 위하여 가장 중요한 과제인 동시에 매우 어려운 일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합니다(「현대의 사제 양성 」 2항 참조). 더불어 가장 행복한 일이기도 합니다. 우리 대전 신학교의 신학생들이 생기있고, 당당하며, 자유롭고, 건강하게 덕과 학문을 닦을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고 뒷받침하여 성장시키는 일은 하느님이 맡겨주신 아름다운 시대적 소명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함께 착하고 밝고 건강한 젊은이들을 수확할 일꾼으로 많이 보내주시기를 하느님께 끊임없이 청하여야 합니다. 또한 한사람, 한사람의 작은 정성들이 모아져 사제의 양성에 도움을 주어 신학교 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하여야겠습니다. 이렇게 하기 위하여 교회 공동체의 하느님 백성 모두가 신학교 후원회원이 되어주셔서 현실적으로 적극적인 도움을 주시기를 다시 한 번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기쁨과 은총으로 여러분의 가정과 이웃에 함께 하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천주강생 이천 칠년 사월 이십구일.  성소주일에

                                                      천주교 대전교구 교구장 주교 유흥식 라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