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9-02-26 00:00:00

2008년 교구설정60주년 감사 메시지

(대전교구설정 60주년 감사 메시지)      

 

은혜로운 교구설정 60주년에 감사드립니다!


                      

사랑하는 대전교구의 사제, 수도자, 형제 자매님들,

 

   자랑스런 우리 대전교구설정 60주년을 맞아 좋으신 하느님 아버지께서 베풀어주신 모든 은혜에 온 마음을 다해 감사드립니다. 대전교구 하느님 백성 공동체는 교구설정 60주년을 은혜로운 해로 만들기 위하여 3년 전인 2006년부터 준비하였습니다. 특별히 순교정신을 이어받기 위해 사제들과의 폭넓은 대화를 통하여 “기억하여 행하여라”는 사목지표를 정하고, 내적으로 순교정신을 본받고, 외적으로 열성적으로 선교하려고 노력하였습니다.

 

순교정신을 이어받기 위하여 대전교구 출신이신 자랑스런 성 김대건(안드레아) 신부님의 유해를 모시고 교구의 모든 본당을 순례하였습니다. 또한 우리의 장한 선조들이 순교하신 곳, 포졸들에게 잡히신 곳, 탄생하신 곳, 숨어서 사셨거나 교우촌을 이루고 사셨던 곳을 순례하였습니다. 장한 선조들의 얼이 깃들어 있는 장소들을 도보로 순례하면서 순교자들의 믿음과 사랑을 본받으려고 노력하였습니다. 루르드 성모님께 봉헌된 대전교구이므로 묵주기도를 바치면서 매번 20Km 정도를 걸었습니다. 8차례의 도보성지순례에 12,200명이 동참하였고, 또한 성지에서 실시한 8차례의 일일문화피정에 14,750명이 참석하는 성황을 이루었습니다. 젊은이들 2,600여명이 도보성지순례를 하고, 신리 성지에서 아뉴스 축제를 가지기도 하였습니다. 특별히 대전교구에 복음이 전파되어 목숨까지 바치신 장한 순교자들의 후예들이 교구설정 60주년을 맞아 하느님께서 베풀어주신 무한한 은총과 사랑에 찬미와 영광을 드리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10월 12일에 대전월드컵 경기장에서 봉헌한 “교구설정 60주년 감사미사”는 매우 은혜로운 감동이었습니다. 

 

이러한 우리들의 열정을 귀하게 여기신 베네딕토 16세 교황님께서는 루르드 성모님 발현 150주년을 맞아 루르드를 순례하는 이들에게만 주어지는 전대사의 은총을 루르드의 성모님을 주보로 모신 우리 대전교구에도 허락해 주셨습니다. 베네딕토 16세 교황님의 말씀처럼 “순교자들은 항상 우리가 비춰볼 수 있는 거울과 같은 분들이므로, 순교자를 배출한 교구는 은혜로운 교구”임을 다시 깨달으며, 순교자들의 삶을 본받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번 도보성지순례를 통하여 “도보성지순례를 위한 교통지도”와 안내서도 만들었으므로, 원하는 신자들은 언제나 쉽게 도보성지순례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국천주교회 안에서 새로운 “도보성지순례” 문화가 시작되었다고 감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우리는 체험을 통하여 하느님의 사랑을 더 깊이 깨닫는 신앙을 지니려고 노력하면서   “성경필사운동”도 전개하였습니다. 성경(구약과 신약) 전체를 필사한 사람에게 교구장 주교 이름으로 “축복장”을 수여하고 있는데, 이미 280명이 축복장을 받았으며, 신약 성경을 필사하는 사람들은 수천 명이 됩니다. 베네딕토 16세 교황님께서 성 바오로 탄생 2,000년을 기념하여 “바오로의 해”를 선포해 주셨음에 감사드리면서, 성 바오로 사도의 신앙, 선교 열정, 사랑을 체험하면서 15,000명 이상이 “바오로의 서간”을 필사하고 있습니다. 물질주의와 세속주의에 찌든 세상을 거슬러 하느님의 말씀을 필사하면서 그분의 생각, 마음, 눈을 가져 일상의 삶이 복음적으로 변화되는 기회로 삼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미 성경을 필사하는 분들이 하느님의 은총을 새롭게 체험하는 은혜로운 삶을 살기 시작하였다는 많은 증언을 듣고 있습니다.

 

교구설정 60주년을 맞아 성찬의 삶을 실천하기 위하여, “한 끼 100원 나눔 운동“(1313 운동)도 시작하였습니다. 매 식사 때마다 예수님을 초대하고, 가난하고 어려운 이들 안에 계신 예수님을 사랑해 드리기 위하여 기도하면서 100원을 모으는 일입니다. 금년 1월에 시작한 “한 끼 100원 나눔 운동“으로 매월 약 5,000여만원 이상의 정성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이미 “한 끼 100원 나눔 운동“을 통해 모아진 돈으로 천안 지역의 배고픈 이들, 특히 노인들에게 따뜻한 점심을 제공하는 ”천안 성모의 집“을 이전하여 새롭게 꾸며 개원하는 작은 결실을 맺었습니다. 베네딕토 16세 교황님께서는 “한 끼 100원 나눔 운동“을 축복해 주셨고,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계속 앞으로 나아가라고 저를 격려해 주셨습니다. 교황님의 말씀처럼 “한 끼 100원 나눔 운동“을 대전교구설정 60주년 기념사업으로 정하였습니다. 앞으로 활발하고 지속적으로 전개하여 지역의 어려운 이들을 도울 뿐만 아니라 북한과 해외의 어려운 이들을 돕는 나눔 운동으로 성장하여 사랑을 실천하는 그리스도인의 참된 모습을 세상 사람들에게 증거하는 기회로 만들 수 있도록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지난 11월 11일에 “서천 어매니티 복지마을”을 위수탁 받아 개관하였습니다. 노인들을 위한 노인 요양병원, 노인 요양원, 노인종합복지관, 장애인 복지관 등이 한 곳에 모여 있어 어르신들께서 쉽게 도움을 받으며 편안한 노후를 보내실 수 있는 복지단지입니다. 어르신들께서 복된 노후를 보내시다가 하느님 나라로 가실 수 있도록 복음 정신으로 봉사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또한 우리 교구에서 운영하는 다양한 복지 시설들을 베네딕토 16세 교황님의「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정신에 입각하여 운영하고 어려움에 처한 이들 안에 계신 예수님을 사랑하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도록 할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친구로 사랑하시고 목숨을 내놓으셨던 것처럼 우리들의 구체적인 사랑을 통하여 세상 사람들에게 그 사랑을 선포하는 신앙인이 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합시다!

 

 

친애하는 사제, 수도자, 형제 자매 여러분,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가 매우 어려운 상황입니다. 육체적으로, 심리적으로, 경제적으로, 인간관계에서도 결코 만만한 것이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참된 신앙인으로 살기는 더 어렵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모든 이가 서로 사랑하고 위해주면서 더불어 살기를 바라시는데, 실제적인 사회 분위기는 거짓이 많고 이기적이며 전투적이기까지 합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경쟁에서 이기려 하기에, 반칙이 심하고, 건전한 룰도 부족합니다. 또한 물질적 풍요와 소통기구들의 홍수 속에서도 깊은 고독과 외로움을 경험하며 생명을 쉽게 포기하는 안타까운 일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황금만능, 소비주의와 향락문화, 출세제일주의, 다른 사람에 대한 무분별한 비방이 우리의 아름다운 생명, 가정과 세상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근본적인 잘못은 가치 체계의 맨 윗자리에 하느님이 아닌 재물과 세속적 성공을 올려놓은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너희는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 없다”(루카 16,13)고 말씀하셨습니다. 재물과 성공은 필요한 것이지만 인생의 목표나 믿음의 대상이 될 수는 없습니다. 이런 시대의 흐름을 거슬러 올바로 살아가야하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십자가입니다. 분명한 사실은 신앙인으로 참된 삶을 살려면 십자가를 사랑해야 합니다. 세상을 살면서 어려움 없이, 노력 없이, 땀 흘리지 않고 쉽게 되는 일이 어디 있습니까? 지금 세계적으로 겪고 있는 경제적 위기도 땀 흘려 일하지 않고, 과정을 무시하고, 규칙을 지키지 않고, 쉽게 많은 돈을 벌려는 우리의 욕심이 만들어낸 결과가 아닙니까?

 

우리 모두가 올바로 살기 위한 좋은 결실을 얻으려면 노력하고, 땀 흘리고, 어려움을 참아내고, 십자가를 사랑해야 합니다. 참된 기쁨, 평화, 행복, 자유는 십자가를 통해서만 주어지는 선물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에게 지금 주어진 십자가를 오히려 기뻐하고 감사하며 받아들입시다. 그리고 그 십자가 앞에서 예수님처럼 자신을 낮추고, 비우고, 잘 죽도록 합시다. 우리는 그런 죽음을 통하여만 부활과 영원한 생명의 영광에 이를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도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요한 12,24)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런 면에서 가톨릭교회는 모든 이에게, 특히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에게 희망이 되어야 합니다. 어려운 이들의 친구로 있으면서 그 안에서 민족의 화해와 협력을 염원하며 기도하고, 돕는데도 앞장섭시다. 세계를 향하여 열려있는 자세를 가지면서 ‘한 끼 100원 나눔 운동’(1313 운동)을 통해 어려운 이들을 구체적으로 도웁시다. 우리는 그 동안 너무도 많은 것을 받았습니다. 그러면서도 상대와 비교하며 내 행복의 주머니를 더 채우기 위해 앞만 보고 달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더 행복하다”(사도 20,35)는 말씀처럼 우리는 나눔을 통해 진정으로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선종하신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도 “이 세상에는 줄 것이 아무 것도 없을 만큼 가난한 이도 없고, 받을 것이 하나도 없을 만큼 부자도 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어려울 때 조금 더 웃어주고, 조금 더 칭찬해 주고, 조금 더 배려해주고, 조금 더 참고 기다리며 져주고 나누는 삶을 통해 더 좋은 세상을 함께 만들어 갑시다. 나누면서 더 큰 행복을 누리는 교구 공동체, 참 그리스도인이 되도록 합시다. 물질과 성공에 대한 욕심으로 벌어지는 시기, 미움, 불안, 원망을 거슬러 자신과 가족, 이웃과 대화하고 화해하며 친교를 나누는 가운데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일이 바로 “현대의 순교”이며, 예수님이 주신 “서로 사랑하라”는 새 계명입니다.

 

 

사랑하는 사제, 수도자, 형제 자매 여러분,

 

저는 “말씀을 증거하는 삶으로 친교의 교회를 건설합시다!”라는 제목으로 앞으로 4년(2009-2012) 동안의 사목교서를 발표하였습니다. 이제 교구는 우리 신자들이 기쁘게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사목적인 도움을 주기 위하여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우리 신자들이 하느님과 늘 함께 하는 기쁜 신앙생활, 성덕으로 나아가는 영성생활을 통하여 성숙한 신앙생활을 하도록 돕기 위하여 사목 계획을 세워 실행할 것입니다. 특별히 신자들이 살고 있는 환경에서 소공동체 교육을 통하여 신자들이 공동체에 속한 구성원이 되어 이웃과 함께 “작은 교회”를 이루며 세상 사람들을 비추는 빛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또한 교구에서 이미 많은 활동을 하고 있는 교회 운동이나 단체에 가입하여 목적에 맞는 기도와 활동으로 늘 이웃과 함께 하느님께 나아가는 백성이 되기를 바랍니다. 저는 이런 우리의 소망을 교구 하느님 백성 모두가 본당이나 공동체에서 봉헌하는 미사 중, 영성체 후 기도 후에 바칠 기도문을 새롭게 만들어 발표합니다. 대전교구공동체 기도를 바치면서 하느님 백성 모두가 일치된 마음으로, 더불어서 함께 하느님께 나아가는 열정을 마음 속에 심어주시기를 청합니다.

 

 

사랑하는 사제, 수도자, 형제 자매 여러분,

 

교구설정 60주년을 은혜롭게 보낼 수 있도록 협력해주신 모든 신부님들과 수녀님들, 모든 신자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저는 대전교구의 하느님 백성 모두에 대하여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하느님께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부족한 주교에게 베풀어주시는 사랑, 기도, 협력에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도 교구민 모두를 위한 착한 목자인 주교가 되고, 여러분과 함께 하느님께로 힘차게 나아가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드립니다.

 

대전교구 사제, 수도자, 형제 자매님들! 사랑합니다.

 

 

                                              2008년 그리스도 왕 대축일에

                                              천주교 대전교구장 주교 유흥식 라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