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번호 : 56468
  • 글쓴이 : 김로사
  • 작성일 : 2019/11/03
  • 조회수 : 168

'하늘 묘원'에서

🕊  '하늘 묘원'에서 


하늘 묘원의 하늘 빛은 
부드러운 연회색빛을 드리우고
엷은 구름을 뚫고 나온 햇빛은 따뜻했다.
간간히 불어오는 서늘한 바람은 
무뎌진 영혼을 흔들어 깨우는 듯...

이 땅에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고자
하늘처럼 푸른 젊음의 시절에
고국을, 부모와 형제를 
그리고 친지와 벗을 떠나
물설고 낯선 땅에 발을 딛고
스믈 후반, 서른 중반 
혹은 마흔을 헤아리는 젊디젊은 나이에 
뇌염으로 폐병으로 장티푸스로
하느님께 되돌아가신 선교 사제들...

육 이오 동족상잔(同族相殘),
아픈 역사의 소용돌이에서 
죽음을 맞이하신 사제들...

오직 하느님의 사람으로 
사람들의 사람으로
한 평생 사제직에 삶을 다하셨던 사제들.

영혼의 옷, 육신을 땅에 묻고 
동료들과 나란히 누워
잔디 무늬 흙이불 덮고 
따사로운 햇살 받으며 하늘을 바라보는 
하늘 묘원의 위령 미사는 참으로 평화로웠다.

순수한 열정과 청아한 음색,
신학생들의 다듬어진 성가와
경건하기 이를 데 없는 고요한 미사,
천상의 전례와 
이승의 전례 중간 지점이라 말할 수 있을까.

댓글/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