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번호 : 56492
  • 글쓴이 : 김원중
  • 작성일 : 2019/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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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우리농] 통하는 기쁨

통(通)하는 기쁨

구월에는 옥수수를 수확했다. 거름도 션찮고 햇볕도 부족한 곳이라 온전하게 생긴 놈들이 별로 없었다. 남들 주기는 부끄러웠으나 절반은 닭들에게 나눠주고 절반은 모두 삶아 냉동했다가 조금씩 꺼내어 밥 대신 먹었더니 뱃살이 많이 줄어든 느낌이다.

시월에는 텃밭의 고구마를 호미로 살살 긁어내어 캐냈다.

두 시간 남짓 캤는데 한 30키로는 되어 보인다. 썩지 않게 잘 보관하면 한겨울 출출할 때나 아침식사용으로 한참 먹을 수 있을 것이다.

수확하는 날은 닭들도 신나는 날이다. 캐고 따고 하는 내 곁에 달려든 닭들은 파헤쳐진 땅에서 나온 지렁이와 벌레들을 신나게 주워 먹는다. 다양한 음식을 먹었으니 내일 낳아 주는 달걀은 더욱 고소하리라!

 

봄에 꽂아 둔 고구마 순이 햇볕과 탄소와 땅속의 양분과 물을 합성하여 맛난 호박고구마가 되었다. 그리고 지구를 뜨겁게 하는 이산화탄소를 들이마시고 다른 생명에게 이로운 산소도 내뿜어 주었을 것이다. 내가 심어 먹는 고구마는 나를 ‘햇님’과 ‘땅’과 ‘온누리’와 연결시켜 준다.

위령성월은 저 세상의 존재들을 위해 기도하면서 그들과 통(通)하는 기쁨을 누리는 때이다. 그리고 고구마를 캐거나 벼를 수확하거나 과일을 따는 이들은 온누리에 충만하신 하느님과 통하는 기쁨과 환희를 맛보게 된다.

올 가을에는 많은 이들이 대전교구농민회장님 댁에서 하는 ‘사과따기잔치’에 와서 하느님과 통하기를 바란다. 더 알고 싶은 사람은 www.wefarm.or.kr로 오라!

천주교 대전교구 가톨릭 우리농 담당 사제 강승수 요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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