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번호 : 2449
  • 글쓴이 : 홍보국
  • 작성일 : 2006/06/24
  • 조회수 : 4,094

"좋아하는 일에 '장애'걱정 없어요"

"좋아하는 일에 '장애'걱정 없어요"
시각장애 이겨 ’컴퓨터도사’로 우뚝서




- 살맛나는세상


“눈이 잘 안 보인다고 못 할 일이 있나요”.
시각장애1급인 윤주남(28.울산시 남구 신정동)씨가 장애인 기능경기대회 컴퓨터 부문에서 수 차례 입상하고 컴퓨터 강사로도 활동하는 등 장애극복의 의지를 보여줘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윤씨는 선천적으로 양쪽 눈이 거의 보이지 않는 장애가 있었으나 어려서부터 TV화면 속 흐릿하게 움직이는 색깔과 모양에 유달리 흥미가 있었으며, 초등학교 시절 우연히 접한 컴퓨터 게임의 전자음과 모니터 속 화면의 움직임에 빠져들었다.

윤씨는 그 뒤로 틈만 나면 학교 컴퓨터실에서 돋보기를 대고 뚫어지게 모니터와 씨름을 하고 심지어 중학교 기숙사에 있던 시절에는 컴퓨터실의 열쇠를 훔쳐 밤새 좋아하는 게임을 직접 만들기도 했다.

윤씨는 맹학교 시절에도 장애인으로 취업이 힘든 분야인 컴퓨터를 독학, 졸업반 시절인 1996년에는 부산시 장애인 기능경기대회에서 프로그래밍 분야 동상을 따기도 했지만 장애라는 현실적 벽 앞에서 안마사로서 사회생활을 시작해야 했다.

그러나 윤씨는 안마사로 일하며 번 돈으로 컴퓨터를 사 여가시간이면 혼자서 어두운 눈으로 책과 모니터의 글씨를 한 글자씩 읽어가며 컴퓨터 공부를 계속하는 등 좋아하는 일을 포기하지 않았다.

인터넷 요금이 싼 야간에 밤을 지새며 낮과 밤이 바뀐 생활을 하고 주말에는 집밖으로 나가지 않으며 컴퓨터에 매달려 인터넷 홈페이지와 서버 운용, 영상편집, 프로그램언어 등을 익혔고 컴퓨터 수리와 조립으로 용돈을 벌 수준까지 됐다.

주변에서는 윤씨를 ’맹인 컴퓨터 도사’로 불렀고 2001년부터는 울산시 시각장애인연합회에서 추진중인 장애인정보화교육사업에 교사직을 얻어 6년째 다른 시각장애인들에게 컴퓨터를 가르치고 있다.

생활이 어느 정도 안정되면서 1996년 이후 도전하지 못했던 장애인 기능경기대회에 다시 도전해 2003년, 2005년 울산시 대회에서 컴퓨터 수리부문 은상을 획득했고 지난 21일부터 열린 2006년 울산시 대회에도 출전, 입상을 기대하고 있다.

“눈도 안 보이면서 돈 안 되는 컴퓨터를 뭐하러 하느냐”며 말리던 부모도 이제는 믿음직한 아들의 모습에 말없는 성원을 보내고 있다.

윤씨는 “좋아하는 일을 하니 전혀 힘들지 않다”며 “하고자 하는 열정 앞에서는 장애도 걸림돌이 될 수 없다”고 환하게 웃었다.


울산=연합뉴스

입력 : 2006.06.23 11:25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