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번호 : 5601
  • 글쓴이 : 관리자
  • 작성일 : 2007/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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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가톨릭 교구 '양극화'로 속앓이

<로마 가톨릭 교구 '양극화'로 속앓이> 도심 대성당은 신자 없고, 변두리는 변변한 미사장소 없어 (제네바=연합뉴스) 이 유 특파원 = 가톨릭 교회의 로마 교구가 `양극화' 문제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이탈리아 수도인 로마의 중심가에 위치한 역사적인 대규모 성당들은 재정은 튼튼하지만 꾸준히 찾아오는 신자들이 갈수록 줄어드는 반면, 변두리 빈민가에서는 신자는 넘치나 재정이 궁핍해 이렇다 할 미사 장소가 없기 때문이다. 로만 가톨릭 교회의 중심인 로마 교구의 고민은 중심가에 있는 장엄한 성당들은 미사의 장소라기 보다는 박물관 역할을 하고 있는 반면, 서민동네나 빈민가에서는 신도들은 넘쳐 나지만 변변한 성당이 없어서 예전에 잡화점이었던 장소나, 주차장, 조립식 건물 등에서 미사를 볼 수 밖에 없는 `양극화'에 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꾸준히 미사를 보는 신자들의 대부분이 로마 도심에 사는 부유한 이탈리아인이라기 보다는, 가난한 이탈리아인이나 동유럽 이주민이라는 점이 그 같은 양극화 현상의 한 요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상가나 관공서 건물들이 로마 중심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인구밀도가 낮아진 것도 또 다른 요인이다. 그러다 보니, 로마 중심가내에 200개 이상의 성당들이 자리잡고 있으나 신도들의 숫자는 적기 때문에 신도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성당간 경쟁도 매우 치열해 지고 있다는 게 성 이그나티우스 로욜라 성당측의 설명이다. 페루치오 로마닌 신부에 따르면, 이 성당에서 조금만 걸어도 최소한 10여개의 다른 성당이 있다는 것이다. 로마닌 신부는 "로마의 문제는 역사적인 성당들이 지나치게 집중돼 있다는 점"이라며 "여기에는 꾸준히 미사에 참여하는 그룹이 없다. 그들은 왔다가 떠나고, 그후 나는 그들을 다시 보지 못한다"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이에 반해 로마 변두리에서는 넘쳐 나는 서민 신자들의 `영적 욕구'를 충족시킬 만한 변변한 미사 장소가 없다. 33년 전 근로자들이 사는 로마 서부 교외에 교회를 세웠던 아르날도 디노센초 신부가 그 대표적 사례이다. 그는 아파트 건물내의 주차장 같은 공간을 확보해 대나무로 제단을 만드는 등 임시 변통의 교회를 만든 뒤, 그동안 제대로 된 성당을 만들고자 동분서주했으나, 그토록 오랜 세월이 지나도록 자신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디노센초 신부는 "여기에 33년 있었고, 이제 늙은 이가 됐다"고 말한 뒤 자신이 겪은 좌절감을 털어 놓았다. 그는 그동안 많은 어린이들이 영세와 첫 영성체를 받았 건만, 자라서는 그 후줄근한 교회에서 결혼식을 올리려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고 회고한 뒤 "그들은 모두 더욱 아름다운 성당을 찾았다"고 풀 죽은 모습으로 말했다. 변두리 지역에 성당을 짓기 위해서는 많은 돈이 필요한데, 로마 교구의 재정은 상당 부분 기존 역사적인 대성당의 유지.보존 비용으로 들어가고 있어 재정을 지원받기가 쉽지 않은데다, 이 지역 주민들 대부분이 가난하기 때문에 성당건립을 목적으로 헌금을 해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는 게 디노센초 신부가 처한 상황이라고 통신은 덧붙였다. 아직도 성당이 없는 지역교구만해도 19개가 있으며, 로마 교구로부터 성당 건립 비용을 지원받기가 하늘에 별따기와 같을 정도라고 로마 교구에서 이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에르네스토 만다라 주교는 말했다. 만다라 주교는 "때때로 빚쟁이들에게 둘러싸여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나는 지역교구의 사제들을 피해야만 하는데, 그들 중 상당수는 정말 비참한 상황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만다라 주교에 따르면, 지역교구의 성당 하나를 세우는 데는 평균 462만∼528만 달러의 비용이 들고 있으며, 그 성당 건립 비용의 절반은 교회에 대한 세금에서, 나머지 절반은 로마교구에서 각각 지원된다. lye@yna.co.kr (끝)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