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주병 신부(전 탄방동본당주임, 원로사목자)가 최근 펴 낸「성당 앞의 밥집 소년, 국수 말아주는 신부 (1941~2010)377쪽/문의:042-482-1009」를 펴냈다.
윤주병신부의 회고록은 ▲첫째 마디, 기도안에서 넷째 아들 ▲둘째마디, 밥집아이,섭리에 따른 성소의 집▲셋째마디, 목자가 되는 여정은 길고 ▲넷째마디, 신바람 나던 본당생활은 아쉬움으로 ▲다섯때 마디 , 국수 말아주는 신부 ▲ 여섯때 마디, 쑥스럽게 받아 쓴 박사 월계관 ▲일곱째 마디, 모교교수생활, 성소후원회를 만들다 ▲여덞째 마디,안식년, 그리고 보람을 찾은 교수생활 ▲아홉째 마디, 깨달음을 얻게 해준 초임 병원장시절 ▲열째마디, 갈등과 고통을 극복하고 얻은 보람 ▲열한째 마디, 또 다른 기억으로 간직할 탄방동본당▲열두째 마디, 에필로그 제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남기고 싶은 글 등과 사제의 외길 44년간의 사목생활 희노애락를 함께 했던 사제의 참모습이 그대로 수록되어 드러난다.
저는 1977년 5월에 박사학위를 받은 뒤 사람들이 갑자기 ‘윤 박사’, ‘윤 박사’하고 부르자, 아주 쑥스럽게 계면쩍어‘아이 참, 내 원 참’ 하고 되뇌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로부터 30여 년이 지나 이렇게 회고록을 펴내면서 다시 한 번 쑥스럽고 계면쩍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생각나지도 않았던 회고록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는 망설임이 아주 켰습니다. 그래서 여러 차례 손사래를 치기도 했습니다. 내가 고위 성직자도 아닌데다가 사제생활 40여 년 동안 내가 한 일 중에서 그리 내세울 것이 없다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그 기간의 대부분도 로마유학으로 5년 남짓, 모교인 대신학교 교수로 14년을 보냈고, 우리 교구로 내려와서는 대전성모병원장으로 12년을 보냈습니다. 물론 병원장 시절에 5년 6개월 동안 교구 총대리를 겸임한 적은 있었지만, 이것마저도 회고록을 펴낼 계제가 안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다가 회고록간행을 결심하게 된 것은, 본당 이명수(아벨) 총회장님과 주변 신자들의 거듭되는 권유, 무엇보다 ‘내 기억 속에 남아 있는 그 무엇이 훗날의 역사는 물론 어느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회고록을 집필하는 과정에도 문제가 있었습니다. 내 이야기를 내가 쓰려고 하니 다시 한 번 쑥스러웠습니다. 동강난 조각들은 한데 모아 쉬운 이야기로 엮는 일도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일단 예전의 기억을 더듬어가면서 지난날의 이야기들을 녹음한 다음, 다시 이를 정리해서 펴내기로 했습니다. 이때 그 내용을 녹취하고 잘 정리할 수 있도록 도와준 교회사가 차기진(루카) 박사님, 본당의 임민수(베드로) 신부님, 김동진(사무엘) 신부님, 본당 신학생들, 원고 교정을 도와주신 임창래(보스코) 전례분과장님, 서혜영(아녜스) 본당 주보 편집장님, 오랜 기간 장황한 이야기들을 들어준 여성 사목 위원들에게 참으로 고마움을 느낍니다.
저는 회고록 내용을 정리하면서 ‘있는 그대로 하겠다.’는 다짐을 했었습니다. 그래서 가능한 한 있는 그대로의 사실들을 이야기 형식으로 엮어보았습니다. 그러나 세월이라는 망각의 아버지는 종종 이전의 자취를 내 자신의 기억 속에서 빼앗아 가버리고 말았습니다. ‘분명히 보탤 이야기가 있는데, 생각이 날 듯 한데.’ 그런 곳에서 더 이상 이야기가 진전이 되지 않을 때면 아쉽기도 하였습니다.
회고록의 제목은 “성당 앞의 밥집 소년, 국수 말아주던 신부”로 정했습니다. 앞 구절은 내가 평소에도 늘 생각해 오던 것입니다. 신앙 안에서 교우들끼리 갖는 가족애가 그 구절 안에 담겨 있고, 그것이 우리의 아름다운 신앙 전통은 물론 신앙 선조들의 신심과 공동체 정신을 잘 설명해 주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뒤 구절에는 로마 유학 시절의 애환과 이를 극복하려고 노력했던 내 신앙의 일부가 녹아있습니다. 그때 국수를 말아 함께 나누면서 느꼈던 정과 우정을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 한쪽이 따뜻해져 오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습니다. 다시 한 번 기억 속의 모든 분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특히 축사를 써주신 유 주교님과 경주교님, 먼저 하느님의 품으로 가신 신부님들과 부모님, 축하해 주신 선․후배 신부님들과 내 동기 신부님들, 탄방동 본당 교우분들과 이 아벨 총회장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가톨릭신문 양상환 위촉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