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대전지방법원의 낙태 의사들에 대한 선고유예와 형 면제 판결을 규탄한다!
지난 6월 26일 대전지법 제3형사부(정완 부장판사)는 405명의 태아를 낙태한 혐의로 기소된 의사 4명에 대한 항소심에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고 선고유예와 형의 면제를 판결하였습니다. 이에 천주교 대전·청주·전주·마산교구 생명운동연합회(이하 생명운동연합회)는 대전지방법원의 판결을 강력히 규탄한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생명운동본부의 성명서(7월 18일 발표)를 적극 지지하며 대전지방법원장에게 우리의 입장을 아래와 같이 밝힙니다.
1. 낙태는 흉악한 죄악이며, 생명의 주인이신 하느님께 대한 도전입니다.
인간은 존엄하고 불가침의 생명권을 지니고 있기에, 모든 국가는 법으로 이 살인을 금지할 뿐 아니라 이를 어기면 엄히 처벌하고 있습니다. 특히 생명에 대해 저질러질 수 있는 모든 범죄 가운데 고의적 낙태는 심각하고 통탄스러운 성격을 지니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태아는 인간 중에 가장 약하며, 방어능력이 없고, 심지어 최소 형태의 방어 수단조차도 가지고 있지 못하며, 낙태는 이런 태아의 신체를 절단하거나 독극물을 주입하여 죽이는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날 대중들의 마음과 행동에서 그리고 심지어 법에서조차 낙태를 받아들이고 있다는 사실은 도덕적 판단력이 지극히 심각한 위기에 처했음을 말해 줍니다. 심지어 생명에 관한 기본적인 권리가 걸린 문제에 대해서조차 점점 더 선과 악을 구별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낙태를 ‘임신중절’과 같은 모호한 용어로 사용함으로써 낙태의 참된 본질을 은폐하며, 여론 안에서 그 심각성을 약화시키고 있습니다. 그러나 고의적 낙태는 어떤 수단에 의해서 이루어지든지, 수태에서 출생에 이르는 인간 존재의 출발단계에서 의도적이고 직접적으로 한 생명인 태아를 죽이는 흉악한 행위이며, 생명의 주인이신 하느님께 대한 도전입니다.
2. 임신된 태아는 고유한 생명권을 가지고 있고, 생명권은 여타의 모든 인권에 앞섭니다.
여성의 선택권과 태아의 생명권은 결코 비교할 수 없습니다. 만일 여성의 선택권 때문에 낙태를 인정할 경우, 생명권은 다른 낮은 가치를 위한 수단으로 전락해도 괜찮다는 혼돈된 가치 질서를 만들어 냅니다. 그것은 엄연히 또 하나의 범죄입니다. 왜냐하면 기형아나 장애아의 경우 이미 태어난 장애인을 죽일 수 없듯이, 태중의 아기 또한 그러합니다. 태어난 사람과 태어날 사람은 모두 존엄한 인간이기 때문에 여성의 선택권이 결코 힘없는 태아의 생명권을 침해할 수 없습니다.
3. 낙태처벌법은 낙태의 위험으로부터 여성의 건강과 태아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법입니다.
그동안 가톨릭교회는 인간생명이 시작되는 순간부터 자연사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존중되고 보호되어야 한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인구억제정책의 일환으로 1973년 낙태를 일부 허용하는 모자보건법을 제정하여 이러한 낙태를 조장하고 방조하였으며, 사법부도 이에 편승하여 낙태를 수수방관함으로써 수천만 명의 고귀한 태아 살해에 일조 하였습니다. 그런데 모자보건법 예외 조항에도 속하지 않는 고의적 낙태를 시술한 의사들에 대해 대전지법 형사부가 면죄부를 준 것은 여성의 건강과 태아의 생명을 보호하고 사회정의를 실현해야 하는 사법부 스스로 이 중차대한 직무를 유기한 것이요, 앞으로도 그러한 낙태가 계속되도록 조장하는 행위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또한 1953년부터 유지되어온 형법 제27장 ‘낙태의 죄’에 관한 법을 무력화시킨 것이며, 2012년 8월 헌법재판소가 ‘낙태죄 처벌 위헌 소원’에 대해 합헌 판결한 것을 뒤엎는 것으로, 이는 법치 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무책임한 판결입니다.
따라서 여성의 낙태에 대한 선택권을 이유로 낙태의사들에 대한 선고유예와 형 면제 판결은 대전지방법원이 법으로 보장해야할 가장 기본적인 태아의 생명과 여성의 건강을 보호하기보다 낙태를 통한 산부인과 의사들의 영업이익을 우선하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습니다. 실제로 이번 판결 발표 후, 낙태수술이 가능하다며 사실상 호객행위에 나선 병원이 나타나는가 하면, 낙태수술이 가능한 산부인과를 알선해 주는 수많은 중개인들도 활동을 재개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오늘 우리는 대한민국을 낙태 무법천지로 만드는 대전지방법원 사법부를 규탄하며 다음과 같이 대전지방법원장에게 요구합니다.
하나, 대전지방법원장은 낙태를 통한 산부인과의 영업이익을 우선하지 말고 여성들의 건강과 태아의 생명권을 가장 우선적으로 선택하라.
하나, 대전지방법원장은 형법 제27장 ‘낙태의 죄’에 관한 법이 제대로 집행되어 무죄한 태아들의 살 인이 즉각 중단될 수 있도록 앞장서라.
하나, 대전지방법원장은 이제라도 개인의 생명을 지키고 국가 저출산 극복에 최선을 다하고자 하는 국민들의 심정을 헤아려 다시는 이러한 사태가 반복되는 일이 없도록 잘못을 사과하라.
2013년 9월 11일
천주교 생명운동연합회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