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번호 : 59096
  • 글쓴이 : 관리자
  • 작성일 : 2022/04/15
  • 조회수 : 491

[메시지] 2022년 주님 부활 대축일 메시지



+ 오소서 성령님
우리를 위해 죽으신 주님 부활의 기쁨과 은총을 교구의 모든 형제·자매님들과 함께 나눕니다.
저는 이번 주님 부활 대축일을 맞이하면서 먼저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하여 발생한 많은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싶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도 이 사태에 큰 우려를 갖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티 없이 깨끗하신 성모성심께 의탁하고 봉헌하며 모든 그리스도인이 함께 기도하기를 청하셨습니다.
주님의 죽으심과 부활은 죄로 인해 갈라졌던 하느님과 인간을 다시 결합시키는 화해와 평화의 사건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죄를 모르는 그리스도를 우리를 위하여 죄로 만드시어,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서 하느님의 의로움이 되게 하셨습니다.”(2코린 5,21) 하느님께서는 이렇게 당신의 아들을 희생하여 우리를 구원하시는 지극히 거룩한 이타심을 보여주셨지만, 아직 이 세상에는 개인과 집단 그리고 국가적 차원에서의 이기주의가 힘을 발휘하면서, 때로는 죄 없는 많은 형제들이 희생되고 있습니다.

부활 대축일 밤 미사 독서에는 구원의 역사를 요약하는 7개의 구약성경 구절이 있는데, 그 첫째가 세상과 인간 창조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인간이 하느님을 닮은 모습으로 창조되었고, 그래서 하느님의 대리자로 이 세상을 다스리도록 하셨다는 이 성경 말씀은 우리 인간이 얼마나 위대한 존재인지 잘 보여줍니다.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하느님께서 바라시는 인간의 모습은 이웃 형제에 대하여 그리고 자연 생태계에 대해서도 ‘하느님을 닮은 착한 목자’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하느님 닮은 사람이 하느님처럼 사는 것, 바로 이것이 우리가 진정으로 구원받는 길입니다. 우리가 세상에 태어나면서 받은 하느님 닮은 씨앗이 꽃을 활짝 피우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주님 안에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 믿는 이들은 모든 형제들을 하느님을 닮은 거룩하고 소중한 사람으로 대하면서 주님께서 원하시는 올바른 신자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 사람이 세례를 받았든 받지 않았든, 건강하든 아픈 사람이든, 사회적인 직위가 높든 낮든 아무 차별 없이 사랑받고 존중받는 형제가 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하느님께서는 창조하신 모든 인간을 위하여 당신 아들을 십자가 위 희생제물로 삼으셨습니다. 교회는 주님의 이 뜻을 실현하는 공동체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어, 그분과 함께 죽고 그분과 함께 부활의 생명을 받은 사람들입니다. 태초부터 하느님께서 계획하셨고 모든 사람이 원했던 신비가 하느님의 아들의 십자가상 죽음과 부활로 성취된 것입니다. 그래서 교회는 일 년 전례 가운데 파스카 성삼일 전례를 가장 성대하게 거행합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는 부활의 이 은총을 항상 마음에 품고 살아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가 주님 안에서 어떤 사람인지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이 은총을 늘 새롭게 기억해야 합니다. 믿는 이들이 이 은총을 매일 가장 확실하게 기억하게 해 주는 것은 말씀과 성사입니다.
말씀은 하느님께서 인간을 구원하시는 자비로운 역사를 뚜렷이 보여주면서 오늘도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건네시는 목소리입니다. 말씀을 읽고 필사하며 함께 공부하면서 나누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고, 많은 신자들이 함께 하고 있어서 감사합니다. 말씀에 대한 사랑이 우리 안에서 더욱 깊어지기를 기도합니다.
성사는 주님께서 이루신 구원의 은총을 누리도록 주님 친히 제정해주신 것이고, 그 가운데 우리의 일상생활에 가장 가까이 있는 것이 고해성사와 성체성사 곧 미사입니다. 부활하신 주님께서는 우리 죄를 대신하여 십자가 위에서 죽으시고, 그 용서의 은총을 사도들에게 고해성사로 남겨주셨습니다. 그리고 부활하시어 우리 가운데 살아계시는 주님께서는 성체의 모습으로 우리에게 당신의 생명을 건네주십니다. 사제들이 이러한 고해성사와 성체성사 거행에 온 힘을 기울여 수행하면서 거룩한 기쁨을 맛보고, 신자들은 성사에 자주 참여하여 진실로 주님다운 주님을 만나는 공동체가 되기를 빕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에게 지극한 자비를 베풀어 주시는 주님께서 “너희의 아버지께서 자비로우신 것같이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루가 6,36) 그리고 “나는 너희에게 새 계명을 준다.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3,34)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가 하느님처럼 살라고 주시는 거룩한 명령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그렇게 살 수 있다고 믿어주십니다.
우리는 가진 것을 이웃에게 줄 수 있습니다. 우리가 주님의 지극한 자비를 입고도 깨닫지 못한다면, 이웃 형제들을 사랑하는 자비로운 사람이 될 수 없습니다. 주님께서는 이미 십자가 위에서 우리를 구원하셨습니다. 우리가 늘 기쁘고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야 할 충분한 이유가 있습니다.
거듭 말씀드립니다. 여러분은 하느님을 닮은 거룩한 사람이고, 주님의 지극한 자비로 구원을 받은 사람들이며, 하느님의 자녀로서 하늘나라의 상속자입니다. 이 복음을 마음에 항상 간직하고, 이웃 형제들에게 주님께서 행하신 것처럼 자비롭게 살아갑시다.
교구의 모든 형제·자매 여러분에게 주님 부활을 축하하고 함께 기뻐하는 인사를 드립니다. 주님께서 부활하셨습니다. 알렐루야, 알렐루야.

완전한 친교로 인간을 구원하시고 이끌어주시는 하느님, 저희에게 강복하소서.
교회의 어머니이시며 교구의 주보이신 루르드의 성모 마리아님, 저희를 보호하시고 이끌어주소서.
한국 교회의 순교 성인과 복자들이여,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2022년 4월 17일 주님 부활 대축일에
천주교대전교구장 주교
김종수 아우구스티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