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천주교주교회의 2016년 춘계 정기총회
주한 교황대사 연설
(2016년 3월 15일)
저는 이번 춘계 정기총회에 저를 초대해 주신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이시며 광주 관구장이신 김희중 히지노 대주교님께 감사 인사를 드리고자 합니다. 또한 염수정 안드레아 추기경님과 다른 형제 주교님들께도 인사드립니다. 저는 2016년 1월 6일 저의 사제 수품 50주년과 대주교 수품 25주년을 기념하는 영적 감사 미사 거행에 함께하여 주신 여러분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교황 성하께서는 인류복음화성 장관 추기경님의 도움으로 모든 지역 교회의 상황을 면밀히 살펴보고 계십니다. 저는 여러분이 사도 직무를 통하여 보여주신 깊은 사목적 열정에 대하여 교황 성하를 대신하여 감사와 격려의 말씀을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지난해의 사도좌 정기 방문은 주교님들과 성좌 모두가 한국 교회의 삶을 이해하는 데에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저는 교황 성하와 그분의 모든 가까운 협력자들의 지역 교회를 위한 사랑과 배려를 여러분에게 다짐하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그 사랑과 배려는 여러분의 개별 교구에서 여러분들이 보여주시는 모든 사목적 노력에 함께 합니다. 저는 또한 교황 성하와 교황대사관의 모든 직무를 위하여 최선을 다하며 주교님 여러분의 관심사에 도움을 드릴 것을 새롭게 다짐합니다.
2014년 8월 교황 성하께서 한국을 사목 방문하셨던 일이 우리의 머리와 가슴에 아직도 생생히 남아 있습니다. 교황 성하의 사목 방문에 대한 생생한 ‘기억’은 한국 교회가 우리의 소명인 ‘만민 선교’, 곧 ‘대외 선교’를 위한 노력을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수혜국’이었던 한국이 ‘원조국’으로 성장하였습니다. [이러한 성장이] 복음화를 위한 지역 교회의 소명에서도 마찬가지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우리가 받은 신앙의 선물을 다른 이들에게 전해주는 것은 우리의 사명입니다. 그리고 한국에 이러한 선물은 매우 특별한 방식으로, 곧 순교자들의 피로 전해졌습니다.
우리는 한국 교회에서 성소와 헌신적인 평신도가 늘어난 은총에 대하여 언제나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이러한 활기는 이 나라의 교회를 위하여 하느님께서 손수 주재하시는 보이지 않는 계획으로만 설명될 수 있습니다. “많은 만민 선교 지역에서 이미 새날이 밝아오고 있습니다. 이는 신생 교회들이 단지 받기만 하지 않고 줄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 첫 번째 결실은 그러한 교회들이 자기가 속한 나라나 대륙에 있는 자매 교회에 기꺼이 사제들을 파견하거나 세계 다른 지역에 있는 어려운 교회들을 위하여 봉사하는 것에서 찾아 볼 수 있습니다. 협력은 더 이상 남북의 축을 따라서만 [곧 부자 나라의 교회가 가난한 나라의 교회를 돕는 형태로만]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첫 선교사들에게 받았던 좋은 것을 갚으려는 움직임도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성숙에 이르게 되었다는 표징이 됩니다.” “이러한 선교는 민족들의 삶과 문화들의 변화에 앞서 교회의 내적 변화를 가져 올 수 있는 힘이 됩니다. 그러므로 모든 본당은 자신에 맞는 만민 선교를 하여야 합니다. 이렇게 하면 성령께서 타성에 젖어 있는 신자들을 제자로 바꾸어 주시고 만족하지 못한 제자들을 선교사로 변화시켜 주시며 그들을 두려움과 고립에서 이끌어 내시어 땅 끝에 이르기까지 모든 곳으로 나아가도록 재촉하실 것입니다(사도 1,8 참조)”(프란치스코, 인류복음화성 정기 총회 참석자들에게 한 연설, 2015.12.3.). 사실, 교회는 “지속적인 선교 자세”(「복음의 기쁨」, 25항)를 유지합니다. 이는 신앙의 힘이며 지평입니다.
만민 선교 활동을 하는 데에 더욱 효과적인 방법을 찾기 위해서는 먼저 삶과 신앙이 흔히 분리되는 오늘날, 우리가 신앙 체험에서 겪게 되는 혼란에 대하여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인류복음화성 정기 총회 참석자들에게 한 연설 참조). 세속화된 세상에서는, 특히 엄청난 기술 발전이 이루어지는 한국과 같은 나라에서는, 신앙 체험에 혼란이 일어날 우려가 있습니다. 이는 신앙과 이성 사이에 발생할 수 있는 이원성과도 같습니다. 사랑, 정의, 평화, 진보, 인간 욕구에 대한 관심이라는 복음적 가치에 대한 수용성이 존재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복음] 메시지와 그 메시지를 전하시는 분을 분리시키려는 위험도 존재하는 것입니다(인류복음화성 정기 총회 참석자들에게 한 연설 참조). 우리는 바로 예수 그리스도를 선포하여야 합니다. 나자렛 사람 예수님과 그분의 사명과 신비를 선포하지 않는다면 참된 선교가 아닙니다. 예수님께서는 ‘선교’의 출발점이자 목표인 분이십니다. 이 선교는 단지 인간적 계획과 고상한 인도주의적 목표에 국한된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다른 이들을 복음화 하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 스스로가 예수님으로 충만해져 복음화 되어야 합니다. 개혁과 쇄신을 향한 우리 자신의 복음화가 이 자비의 희년의 목표입니다. 우리는 먼저 구원의 은사로 [하느님] 자비를 입었기에 [이웃에게] 자비롭게 됩니다. 우리는 먼저 [하느님의] 사랑과 용서를 받았기에 [이웃을] 사랑하게 됩니다. 우리 자신이 먼저 ‘안으로’ 복음화 되었기에 ‘밖으로’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께서 당신의 사랑과 자비로 인간의 삶에 끼치시는 영향을 [우리의] 이웃에 대한 자비와 사랑으로 보여주는 것이야말로 복음의 기쁨을 선포하며 우리 자신을 포함한 그리스도의 구원을 받은 모든 이를 재복음화 하는 데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끝으로 저는 주교님들께서 자비의 희년을 맞이하여 교회의 개혁과 쇄신에 기꺼이 동의하시고 이를 실천하시는 것에 대하여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이번 총회의 토론에서 큰 성과를 거두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주한 교황대사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