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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관리자
  • 작성일 : 2016-03-18 14:3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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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선출 기념 미사 주한 교황대사 강론

2014년 주교회의 춘계 정기총회
교황 선출 기념 미사 주한 교황대사 강론
(2014년 3월 26일)

제가 한국의 주교님들과 가톨릭 공동체와 모든 선의의 사람들과 함께, 양떼를 돌보라는 명령을 받은 베드로의 후계자이신 우리의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를 위하여 기도하며, 교황께서 교회를 이끌도록 늘 빛을 주시고 복음의 충실한 봉사자가 되도록 언제나 힘을 주실 것을 주님께 간청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지상 대리자이신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의 교회를 위한 사명 수행 3주년을 기념하며 은총과 감사의 기도 안에서 교황 성하와 일치를 이룹니다.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지상 교회의 활동이 현대 사회의 계속되는 사회 변화에 맞추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인식하시어, 지난 3년 동안 교황직을 수행하시면서 우리가 당신과 함께 기도하여 줄 것을 요청하셨습니다. 교황께서는 “교회의 관습과 행동 양식, 시간과 일정, 언어와 모든 교회 구조”의 근본적인 쇄신을 이루어 교회의 모든 존재와 활동이 “오늘날 세계의 복음화를 위한 적절한 경로가 될 수 있기를” 바라십니다(「복음의 기쁨」, 27항 참조).

현대 사회의 이러한 물질적 사회적 변화로 바로 베드로 후계자의 사명에 쇄신과 회개가 필요해졌습니다. 이는 지상에서 그리스도의 대리자가 수행하는 직무가 “예수 그리스도의 뜻과 복음화의 현실적 요구에 더욱 충실”(「복음의 기쁨」, 32항)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교황직을 시작하시는 순간부터 하느님을 향한 여정에 우리가 당신과 함께 하기를 바라셨습니다. 교황께서는 우리가 용기를 내어 주님 곁에서 주님의 십자가를 지며 당신과 함께 나아갈 것을 당부하셨습니다. 교황께서는 우리에게 주님께서 십자가 위에서 흘리신 피를 바탕으로 교회를 세울 것을 당부하셨습니다. 교황께서는 우리에게 십자가에 못 박히신 주님만이 유일한 영광이라는 사실을 고백하고 증언하라고 당부하셨습니다. 이것이 바로 교회가 나아가야할 길입니다. 곧 주님과 함께 걸어가며, 그리스도를 주춧돌로 삼아 교회를 세우고, 바로 그리스도를 증언하는 것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개혁과 쇄신의 두 단계를 마치 하느님께 이르는 층계의 계단처럼 따라가라고 우리에게 권유하십니다. 

첫 번째 단계는 우리 자신이 교회라는 것을 깨닫는 것입니다. 쇄신과 개혁을 위해 우리는 개인으로나 교회 전체로서 ‘복음의 기쁨’을 우리 자신 안에서 느끼고 실천하여야 합니다. 우리의 신앙은 추상적인 것이 아니며, 또한 걸작인 그림이나 조각상, 또는 거대한 종교적 기념물이나 웅장한 교회 건물들을 통해 볼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신앙은 아름답고 장엄한 전례적 만남이나 거행 또는 심오한 신학적 사고와 학문적 논의에만 머물지도 않습니다. 진정한 신앙과 복음의 기쁨은 우리가 예수님과 인격적으로 만날 때 생겨납니다. “복음의 기쁨은 예수님을 만나는 모든 이의 마음과 삶을 가득 채워 줍니다. 예수님께서 주시는 구원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죄와 슬픔, 내적 공허와 외로움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있는 기쁨이 끊임없이 새로 생겨납니다”(「복음의 기쁨」, 1항). 교황 성하의 말씀대로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새롭게 예수 그리스도와 인격적으로 만나거나”(「복음의 기쁨」, 3항), 예수님께서 우리를 만나실 수 있도록 최소한 우리의 마음을 열기라도 해야 합니다. 우리는 어떻게 예수님을 만납니까? 우리는 바로 엠마오로 가는 제자들과 마찬가지로 예수님의 현존을 깨달아야 합니다.

첫째, 우리는 우리의 실패와 시련과 고통에서뿐만 아니라 우리 자신의 삶과 성공에서도 예수님을 발견하고 알아봅니다. 우리는 슬플 때와 마찬가지로 기쁠 때에도 예수님을 떠올립니다.

둘째, 우리는 다른 사람들에게서 그리고 그들의 어려움에서 예수님을 발견하고 알아봅니다. 우리는 가난한 이들에게서, 울고 있는 아이의 눈물에서, 세상에 나오지 못한 아기의 소리 없는 울음에서, 박해나 질병 또는 외로움으로 고통 받는 이들의 기도에서, 행복한 사람들의 웃음에서 예수님을 만나고 알아보는 것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당신의 말과 모범으로 우리 모두에게, 특히 가톨릭 신자이며 그리스도인임을 고백하는 이들에게 힘을 불어넣어 주시며, 착한 사마리아인과 같이 되라고 하시는 주님의 부르심을 더욱 진지하게 받아들여 우리의 형제자매, 특히 인간적 생존의 한계에서 살아가는 이들을 지키는 책임을 질 것을 권유하십니다. 교황께서는 우리가 어려운 처지에 있는 우리 형제자매에게 명실상부한 이웃이 되어 주고, 세계 전체, 특히 주변 지역을 우리의 이웃으로 삼도록 하는 데에 도움을 주고자 하십니다.

또한 우리는 창조의 열매들 안에서 하느님을 발견하고 알아봅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피조물들을 돌보아야 합니다. 이 세상은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곳으로 우리 구원의 자리도 되며 하느님의 사랑에 대한 살아있는 찬미가 되기 때문입니다. 교황께서는 세계 평화의 날 담화에서, 하느님께서는 무관심하지 않으며 하느님께 인류는 소중하기에 무관심을 극복할 것을 우리에게 권고하십니다(프란치스코, 2016년 세계 평화의 날 담화, 1항 참조).

교황께서는 우리 현대 세계의 사회적 진보와 소비주의가 예수님과 우리의 만남을 방해할 수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내적 생활이 자기 자신의 이해와 관심에만 갇혀 있을 때, 더 이상 다른 이들을 위한 자리가 없어 가난한 이들이 들어오지 못합니다. 하느님의 목소리를 더 이상 들을 수 없고 그분 사랑의 고요한 기쁨을 느끼지 못하며 선행을 하고자 하는 열정도 식어 버립니다”(「복음의 기쁨」, 2항).

이러한 이유로,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우리가 예수님을 만나는 것을 두려하지 말도록 용기를 주십니다. “주님께서는 이 길로 나서는 이들을 실망시키지 않으십니다. 우리가 예수님께 한 걸음 나아갈 때마다 우리는 그분께서 언제나 그곳에, 두 팔을 활짝 벌리고 우리를 기다리고 계심을 깨닫게 됩니다”(「복음의 기쁨」, 3항).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와 함께 쇄신과 개혁의 길로 나아가는 두 번째 단계는 하느님 자비를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하느님 자비를 가르치시고 나누어주신 것과 관련하여,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자신이 [주님] 말씀을 한가하게 듣기만 하는 분이 아니라 실천하는 분이라는 사실을 우리에게 보여 주셨습니다(야고 1,22 참조). 바오로 성인과 같은 그리스도의 사절인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온 세상이 하느님과 화해를 이룰 것을 간절히 바라십니다(2코린 5,20 참조).

올해는 자비의 희년입니다. 자비는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교황직을 시작하실 때부터 거듭 강조하신 주제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언제나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당신에 대한 사랑을 잊어도 오히려 우리를 더 많이 사랑하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당신의 사랑을 거부할 때조차도 우리를 끝까지 사랑하시는 분이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사랑하시기에 “우리를 용서하시는 데에 결코 지치지 않으십니다. 오히려 우리가 하느님의 자비를 청하는 데에 지쳐 버립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우리에게 다른 이들을 ‘일흔일곱 번’(마태18,22) 용서하라고 말씀하시고 몸소 모범을 보여 주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일흔일곱 번 용서하십니다. 그분께서는 매번 우리를 당신 어깨에 짊어지십니다. 이 무한하고 확고한 사랑으로 우리가 받은 존엄은 그 누구도 빼앗아 갈 수 없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결코 실망시키지 않으시고 언제나 우리의 기쁨을 되찾아 주시는 온유함으로, 우리가 고개를 들고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십니다. 예수님의 부활에서 도망가지 맙시다. 무슨 일이 있어도 결코 포기하지 맙시다. 오직 그리스도의 생명만이 우리를 계속 앞으로 나아가도록 이끕니다!”(「복음의 기쁨」, 3항) 우리는 용서의 은사를 청하는 데에 결코 지치지 말아야 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언제나 용서하여 주실 준비가 되어 계십니다.

“내가 바라는 것은 희생 제물이 아니라 자비다”(마태 9,13).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자신이 하느님의 자비로 선출되었다고 말씀하십니다. 자비로이 부르시니(Miserando atque Eligendo)는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의 모토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어린 베르골료를 바라보시며 자비로이 부르셨습니다. 이는 예수님께서 마태오 성인을 당신 제자로 부르신 이야기(마태 9,9-13 참조)에 관하여 베다 성인이 한 강론에 나오는 말입니다. 1953년 9월 21일 성 마태오 사도 복음사가 축일에 16세의 소년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료는 자신의 성소를 발견하였습니다. 나중에 프란치스코 교황이 된 그 소년은 고해소에서 하느님의 자비를 입은 바로 그 순간에 자신이 자비의 선교사가 되라는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자신이 받은 자비를 모범으로 삼아 우리도 하느님의 자비에 자신을 열 것을 권유하십니다. 자비로이 부르시니는 우리에게도 해당됩니다. 우리 모두는 우리의 공로가 아닌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로 선택되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에 따르면, 우리가 사랑으로 다른 이를 돌보거나 다른 이에게 자비를 베푸는 것에 관하여 말할 때에, 먼저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바로 첫째가는 사랑과 자비를 입은 이들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야만 비로소 이러한 [사랑과 자비의] 두 미덕이 의미를 지니게 됩니다.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셨습니다”(요한 3,16). 우리가 다른 이들을 사랑할 수 있는 것은, 하느님께서 먼저 우리에게 당신 사랑을 보여 주셨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다른 이들에게 자비로울 수 있는 것은, 하느님께서 죄인인 우리 모두에게 기꺼이 끊임없는 자비를 베푸시고 우리를 무한히 용서하시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께서 당신의 사랑과 자비로 인간의 삶에 끼치시는 영향을 [우리가 실천하는] 이웃에 대한 자비와 사랑으로 나타내는 것이야말로 복음의 기쁨을 선포하며, 우리 자신을 포함하여 그리스도의 구원을 받은 모든 이를 재복음화 하는 데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의 선출 3주년을 맞이하여, 언제나처럼 교황 성하와 그분의 지상에서의 사명을 위하여 기도하며 교회와 모든 신자가 복음의 기쁨과 하느님의 자비를 통하여 쇄신의 길로 나아가도록 기도합시다. 아멘.